에디션 도쿄 도라노몬에 묵었다. 카드키를 받을 때, 삼십일층이라고 했다. 나도 모르게 등이 조금 곧게 펴졌다. 플래티넘 회원 업그레이드가, 생각보다 훨씬 높은 층을 데려다준 것 같다.

테라스 있는 방
방에 테라스가 달려 있었다. 호텔에서 이런 방에 안내받은 건 처음이다. 창문을 열면, 밖은 나무 데크고, 양옆은 담쟁이덩굴 벽. 머리 위에는 루버가 걸려 있어서, 빛이 그대로 내리쬐지 않는다. 좁고 긴 정원 같은 공간의 끝에, 유리 난간과 맞은편 빌딩이 반듯하게 서 있다.
의자에 앉아서,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도심 삼십일층인데도,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가 들린다. 높이라는 사실보다, 잎사귀 소리 쪽이 더 기억에 남는다. 그런 것인가 보다.

완벽한 영어와, 조금은 서툰 일본어
이곳 스태프들은 영어가 완벽하다. 다만, 일본어 쪽은 가끔 조금 아쉬운 장면이 있다. 흠이라면 흠이지만, 태도와 서비스에는 충분히 만족한다. 언어가 유창한 것과, 사람이 성실한 것은 별개의 문제다.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이번에도 기분 좋게 지낼 수 있었다.

창가 자리
같은 삼십일층에, 바를 겸한 카페가 있다. 창가에는 어떻게 하면 잘 나온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만 생각하고 있을 것 같은 젊은이들이 앉아 있다. 조금 떨어진 자리에는, 경영자처럼 보이는 남성과 젊은 여성의 조합. 다른 사람 사정을 멋대로 상상하는 건 취미가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눈이 간다.
그래도 우리는, 밤도 아침도, 창가의 좋은 자리로 안내받았다. 회원이라는 것만으로의 대접이지만, 그 대접만을 위해서라도 카드를 계속 들고 다녀도 되겠다 싶어진다. 그런 작은 특권에, 사람은 의외로 약하다.
이날의 메모
- 장소: 에디션 도쿄 도라노몬 / 삼십일층 객실
- 보낸 방식: 테라스 의자에 앉아서, 한동안 아무것도 안 하기
- 깨달음: 높이보다 담쟁이덩굴 잎 스치는 소리 쪽을 기억하고 있다
- 회원 특전: 밤도 아침도 창가 자리로. 그 대접만을 위해서라도 카드를 들고 다닐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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